EBS 다큐

일본 계속고용제도, 한국도 같은 길을 갈까? 초고령사회가 바꾸는 일자리의 미래

lifearchive2026 2026. 7. 9. 22:41


최근 일본의 **계속고용제도(継続雇用制度)**를 찾아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60세 정년퇴직식이 끝났습니다.

꽃다발을 받고,

동료들과 사진을 찍고,

감사 인사를 나눕니다.

누구나 이제 회사를 떠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월요일이 되자 그 직원은 다시 같은 회사로 출근했습니다.

사무실도 그대로,

동료도 그대로였습니다.

달라진 것은 직급과 역할뿐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일본이 초고령사회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왜 계속고용제도가 만들어졌을까?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에 들어갔습니다.

출산율은 낮아지고,

젊은 노동력은 줄어들고,

평균수명은 계속 길어졌습니다.

반면 국민연금을 받는 나이는 65세까지 늦춰졌습니다.

정년은 60세인데,

연금은 몇 년 뒤에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사람이 소득 공백을 겪었습니다.

정부는 정년을 무조건 늘리는 대신,

기업이 계속 일할 기회를 제공하도록 제도를 바꾸었습니다.

2025년, 사실상 65세 계속고용 시대

2025년부터 일본에서는 희망하는 근로자가 원하면 원칙적으로 65세까지 계속 일할 기회를 제공하도록 제도가 완성됐습니다.

기업은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정년 후 재고용


가운데 하나를 선택합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식은 재고용입니다.

은퇴는 끝이 아니라 역할이 바뀌는 순간

퇴직한 직원은 다시 같은 회사에서 일합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조금 다릅니다.

관리자는 멘토가 되고,

부장은 교육 담당이 됩니다.

젊은 직원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고객을 상담하며,

현장의 문제를 해결합니다.

회사도 숙련된 경험을 잃지 않고,

직원도 사회와 계속 연결됩니다.

경험은 AI도 쉽게 대신하지 못합니다

일본 제조업에서는

30~40년 동안 쌓은 기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기계 소리만 듣고 이상을 찾는 감각,

불량품을 구별하는 경험,

고객을 상대하는 노하우는 AI만으로는 쉽게 배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본 기업은 경험 많은 고령 근로자를 교육과 기술 전수에 적극 활용합니다.

편의점에서도 70대 직원을 만납니다

일본에서는

70대 계산원,

68세 도시락 진열 담당,

75세 청소 직원도 흔합니다.

무거운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몸에 무리가 적은 일을 맡깁니다.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

실버인재센터가 일자리를 연결합니다

일본에는 실버인재센터가 있습니다.

은퇴한 사람들이 혼자 일자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일을 연결해 줍니다.

공원 관리,

학교 안전지도,

행정보조,

정원 손질,

어린이 돌봄,

전통기술 교육.

대부분 주 2~3일,

하루 3~5시간 정도입니다.

생활에 무리가 없는 범위에서 사회와 계속 연결되도록 설계했습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이유

일본 노인 인터뷰를 보면 비슷한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생활비도 필요하지만 집에만 있으면 사람이 무너진다."

계속 일하는 이유는 돈만이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 준비하고,

사람을 만나고,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일은 생계를 넘어 삶의 리듬이 되었습니다.

AI는 경쟁자가 아니라 조력자입니다

많은 사람이 AI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AI를 고령 근로자의 조력자로 활용합니다.

문서를 작성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번역과 기록을 도와주면,

사람은 상담,

판단,

교육,

고객 응대에 집중합니다.

AI는 사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더 오래 활용하게 하는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도 이미 같은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일본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우리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습니다.

1964~1974년생 2차 베이비부머 약 954만 명이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은 정년이 60세이고,

국민연금은 63~65세부터 받습니다.

이 몇 년의 소득 공백 때문에 많은 중장년이 다시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한국의 현장도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이미 주변에서도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마트 계산원,

아파트 경비,

학교 안전도우미,

시설관리,

공공근로,

사회복지시설,

시니어 인턴십에는 중장년층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여기에

AI 활용 사무보조,

온라인 상담,

실버여행,

지역 돌봄,

평생교육,

디지털 행정지원 같은 새로운 일자리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현장에서도 느끼는 변화

저는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생활지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입니다.

입소자의 작은 표정 변화,

건강 상태,

응급상황 판단,

보호자 상담은 단순한 매뉴얼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AI가 기록과 행정을 도와줄 수는 있겠지만,

사람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일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돌봄과 복지 분야는 앞으로도 경험 많은 사람이 오래 일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 한국이 준비해야 할 것

일본처럼 정년만 연장해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계속고용제도,

중장년 AI 교육,

평생학습,

임금체계 개편,

실버인재센터,

시간제 근무,

건강관리,

재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오래 일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래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

일본의 계속고용제도를 보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은퇴의 의미가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퇴직이 사회생활의 끝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경험의 가치가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관리자는 멘토가 되고,

기술자는 교육자가 되고,

돌봄 종사자는 후배를 키우는 선배가 됩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역할이 끝나는 시대는 조금씩 지나가고 있습니다.

마무리

일본은 초고령사회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현실에 맞게 사회를 바꾸었습니다.

계속고용제도,

실버인재센터,

AI 활용,

시간제 근무,

평생교육은 모두 하나의 목표를 향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사회와 연결되는 삶."

한국도 이제 같은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정년을 몇 살까지 늘릴 것인가가 아니라,

사람이 건강을 지키며 자신의 경험을 오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2차 베이비부머에게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역할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일본계속고용제도 #계속고용 #재고용 #실버인재센터 #초고령사회 #2차베이비부머 #정년연장 #평생학습 #AI활용 #인생2막 #오래기능하는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