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

KBS **골라본다큐 ** 11억 벌고 싶으면 타라? 38박 39일 젓새우잡이의 진실

lifearchive2026 2026. 7. 7. 20:53

김장철이면 누구나 사용하는 새우젓.

마트에서는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그 작은 새우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KBS **골라본다큐 「11.4억 벌고 싶으면 타라? 38박 39일 젓새우」**는 서해 바다에서 젓새우를 잡는 선원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입니다. 제목에는 '11억 4천만 원'이라는 자극적인 숫자가 등장하지만, 방송이 진짜 보여주는 것은 돈이 아니라 극한 노동과 희생입니다.


---

김치를 만드는 가장 작은 주인공, 젓새우

젓새우는 새우젓의 원료가 되는 작은 바다새우입니다.

크기는 2~5c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한국인의 식탁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김장김치,

깍두기,

총각김치,

오이소박이,

찌개와 각종 양념까지 모두 새우젓의 감칠맛을 사용합니다.

특히 음력 6월에 잡히는 육젓은 새우가 크고 살이 단단해 최고급 새우젓으로 인정받으며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우리가 무심코 먹는 새우젓 한 숟갈은 사실 수많은 선원들의 땀으로 만들어집니다.


---

38박 39일, 집보다 바다에서 더 오래 산다

배는 한 번 출항하면 38박 39일 동안 육지를 밟지 못합니다.

집도 없습니다.

퇴근도 없습니다.

휴일도 없습니다.

갑판이 직장이 되고,

선실이 침실이 되며,

바다가 곧 집이 됩니다.

선원들은 가족 얼굴도 보지 못한 채 한 달이 넘는 시간을 바다에서 생활합니다.

그래서 선원들은 말합니다.

"바다에서는 10원도 쓸 데가 없다."

돈을 쓸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모든 시간이 노동이기 때문입니다.


---

하루는 끝나지 않는다

선원들의 하루는 시계가 아니라 바다가 결정합니다.

조류가 바뀌고,

물때가 맞고,

어군이 나타나면 새벽이든 밤이든 모두 갑판으로 뛰어나갑니다.

작업은 계속 반복됩니다.

그물 투망

양망

젓새우 선별

얼음 적재

냉장 보관

그물 정리

장비 점검


어군을 만나면 작업은 몇 시간이고 이어집니다.

휴식이라는 개념은 거의 없습니다.


---

가장 힘든 작업은 선별

그물을 올리면 젓새우만 올라오지 않습니다.

꽃게,

멸치,

망둥어,

해파리,

해초,

온갖 잡어가 함께 올라옵니다.

선원들은 허리를 숙인 채 수시간 동안 손으로 젓새우만 골라냅니다.

자동 선별이 어려워 대부분 사람 손으로 작업합니다.

하루 종일 같은 자세를 반복하다 보니 허리와 어깨, 손목에는 심한 통증이 쌓입니다.


---

잠은 사치다

선원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잠입니다.

조업이 시작되면 자다가도 일어나야 합니다.

많아야 2~4시간 정도 쪽잠을 자고 다시 작업을 시작합니다.

어군을 만나면 밤샘 작업도 이어집니다.

피곤하다고 쉴 수 없습니다.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다시 수십 킬로그램의 그물과 어획물을 옮기는 일이 반복됩니다.


---

목숨을 걸고 일하는 사람들

갑판은 항상 물과 얼음으로 젖어 있습니다.

거센 파도에 몸이 휘청거리고,

수 톤짜리 그물과 강철 와이어가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순간 발을 헛디디면 바다로 추락할 수도 있습니다.

와이어에 손이 끼이거나 무거운 장비에 부딪히는 사고도 항상 위험 요소입니다.

겨울에는 저체온증,

여름에는 폭염,

거센 비바람까지 모두 견뎌야 합니다.

선원들은 하루 종일 긴장 속에서 일합니다.


---

11억의 진실

썸네일에 등장하는 11억 4천만 원은 개인 연봉이 아닙니다.

한 차례 성공적인 조업으로 얻은 어획물의 매출 규모를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유류비

선박 유지비

장비 비용

인건비

회사 운영비


등이 모두 빠져나갑니다.

높은 매출은 결코 쉽게 벌어지는 돈이 아닙니다.


---

캐나다 킹크랩 어부들과 닮은 삶

이 다큐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캐나다와 미국 알래스카의 킹크랩 어부들을 떠올립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큐 **'데들리스트 캐치(Deadliest Catch)'**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북태평양의 폭풍 속에서 수백 킬로그램짜리 크랩 통을 올리고 내리며,

하루 18~20시간 가까이 일하고,

잠은 2~4시간밖에 자지 못합니다.

거센 파도와 영하의 기온 속에서 작업하다가 한순간의 실수로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바다는 다르지만 삶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습니다.

극한의 추위,

끝없는 노동,

부족한 잠,

그리고 가족과 떨어져 보내는 긴 시간.

우리나라 젓새우 선원들도 같은 현실 속에서 살아갑니다.


---

현재와 미래

최근 젓새우 어업은 기후변화로 어장이 변하고 있으며, 선원들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업계는 안전장비 보강, 냉장 기술 개선, 자동화 설비 도입 등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의 손과 경험이 가장 중요한 산업입니다.

앞으로도 김치 문화가 이어지는 한 새우젓의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젊은 선원이 줄어드는 현실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

개인적인 생각

이 다큐를 보고 가장 오래 남은 것은 11억이라는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잠을 포기하고,

가족과 떨어져 한 달이 넘는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며,

거센 파도와 사고 위험 속에서도 묵묵히 일하는 선원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우리가 김장철에 아무렇지 않게 넣는 새우젓 한 숟갈은 결코 쉽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선원들의 땀과 인내, 그리고 위험을 견뎌낸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이 다큐는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소개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평범한 우리의 식탁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일상을 바다에 바치는 사람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였습니다.

#골라본다큐 #젓새우잡이 #새우잡이 #어민이야기 #어촌생활 #바다의삶 #극한직업 #수산업 #휴먼다큐 #사람사는이야기